오늘은 말야...

한잔 술 마실 수 있다는거 행복한 일입니다.

민우아빠 2009. 2. 18. 01:10
작년 8월에 서울대공원 캠핑장 갔다가 밤길에 넘어지면서 다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우측 경골과 비골 분쇄골절을 당하면서 지금 제 오른발에는 금속판 2개와 금속핀 17개가 박혀있습니다. x-ray 사진 보면 영락없이 악어가 입을 벌린 모습이랍니다. 수술받은지 거의 6개월이 넘었군요. 이렇게 오래동안 못걷게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한달만에 퇴원하고 10월 중순쯤 병원갔을때 빠르면 12월이면 발을 디딜 수 있을거라고 그랬는데 12월에 검진 받아보니 아직 두어달 더 있어야 할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여지껏 못걷고 있는 중입니다. 오른발 종아리 양쪽으로 15cm 가량 수술자국이 남아있습니다. 그  흔적위로 흐린날은 여지없이 찌릿하게 통증이 찾아오지요..  

오늘 얼마전에 사업 접고 인력파견 회사에 취직한 후배가 집근처로 찾아왔더군요.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사주고 저는 커피나 한잔 할까 했는데 일이 힘든지 낮술이 땡긴다면서 저를 반강제로 끌고 가서 노량진 시장에 있는 동동주 파는 집에서 한잔 하게 되었습니다.

다리 다쳤으니 술은 마실 수 없지만 그래도 일단 한잔 받아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눴습니다. 맛있는 두부전과 시원한 동동주를 눈앞에 두고 참으려니 정말 괴롭더라구요..

그래도 이렇게 바쁜 시간 쪼개서 찾아와 주는 후배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다리 완쾌되면 좋은 사람들과 꼭 한잔 하고 싶어지네요. 아내는 다리 다친김에 술 끊으라고 하지만 아직 끊을때가 아닌거 같아요... 적어도 이별주는 해야죠...


술도 많이 안마시는 편인데 쓰고 보니 꼭 술꾼 같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