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베어스

이제 슬슬 야구를 알아가는 아들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감상

민우아빠 2008. 10. 27. 12:26

몇년전 여름휴가때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야구장을 갔었습니다. 랜대리가 등판한 날이었고 지금은 은퇴한 문희성 선수의 멀티히트로 이긴 경기였죠. 아마 그때도 sk였지 싶습니다. 

날은 덥고 야구 규칙을 잘 모르는 아들이 재미없다고 궁시렁대자 신혼초에 야구장 갈때마다 약먹은 곰마냥 깨지는 바람에 아직도 베어스가 꼴지인줄만 알고 있는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먼저 집에 가버렸습니다. 열받은 저는 귀찮게 하는 사람 없으니 잘됐다 싶어서 혼자 야구장에서 션한 맥주 제끼면서 신나게 경기 잘보고 입장권 경품으로 처음처럼 3병 얻어서 왔었죠 (상품을 타도 매번 술만 타네요) 

그러던 아들이 핸드폰 야구게임으로 야구 규칙(게임빌 2008 프로야구 쵝오!!!)을 조금씩 알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빠가 응원하는 곰들을 응원하게 되었더랍니다.

 드디어 1차전!!!!!!!!!!! 치즈토핑을 추가한 파파존스 마가리타  한판 시켜서 함께 냠냠거리며 두 부자의 응원이 시작되었습니다.

 엠피3을 오디오에 연결해놓고 8개구단중 최고의 응원가라고 생각하는 라라라라라라라라 베어스 빰! 빰! 두산 빰! 빰! 두산, 샤방샤방,  간간히 틀어주고 집구석에 있던 응원막대기도 바람불어넣고 열라 두둘겨 가면서 응원열심히 했습니다. (요양중이라서 어머님댁에 와있는데 단독주택이라 이럴때 좋구만요)

 쏟아지는 아들내미의 질문공세에 답해주면서 그리고 지금 곰들과 붙은 저 팀은 아빠의 철천지 원수라는 걸 중간 중간 인식시키면서 1차전 승리를 함께 했습니다.

 주일 오후예배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와 아내가 광분해있는 우리 두 부자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더군요. 미쳐 치우지못한 피자상자 때문에 살찌는 음식만 찾아먹는다고 한소리 더 듣기는 했지만 26년간 내가 너무나 사랑해왔던 팀을 내 자식과 함께 응원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던 하루였습니다.

 당장 이번주 수요일에 아들 시험본다고 그래서 야구 끝나고 늦게까지 시험공부 하는거 봐주면서도 아내 몰래 아들이랑 야구얘기 하고 킬킬 거리고 진짜 즐거웠습니다... 더 기쁜건 울 아들 반에 옆집 응원하는 친구 한명도 없고 두산팬이 제일 많다는 아들의 얘기였습니다.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 정말 즐겁고 신나는 일이죠.. 아들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준 우리 선수들 사랑합니다.!!